본문 바로가기
끄적끄적

한지민 객원작가

by 사당동호랭이 2011. 3. 31.


알라원 

해발2000km
필리핀 오지마을

그곳에서
문득 솟구치는 눈물을 
참을 수 없었어요

그리고
모든 게 바뀌었죠

바로 지금여기에서
글 한지민.

대학 때 제 전공은 
사회복지였죠

가엽고 불쌍한 사람을 도와줘야지 
그냥 그런 생각이었어요

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건 
좋은 일이잖아요

그런 마음으로
알라원에 갔어요

험한 밀림 속에서 
18km를 걸어야 닿을 수 있는 곳

동화처럼 아름다웠지만 
문명과는 동떨어진 곳

전기도 들어오지 않고
아이들은 언제나 맨발

유일한 식량은 '가모떼'(고구마의 일종)
선생님 없는 마을학교

선생님이 돼주고
맛난것을 만들어주고
뭔가를 하나 이뤄주고 싶었어요

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 
아이들에게

저는 무엇이든 주고 싶었죠

그런데

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 
아이들은

더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듯

행복하고
충만했어요

많은 것을 갖고도
행복할 줄 모르는 우리는

앞으로 행복하기 위해
지금 힘들어도 참고

한 손에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으면서도 
다른 한 손을 마저 채우려 하죠

그 순간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어요

알라원 아이들은 
내 모든 걸 다 무너뜨렸어요

내가 생각해온 봉사
내가 생각해온 행복

주고 싶은 마음에 이곳에 왔는데
오히려 더 많은 걸 받은 느낌이었죠

얼마 전까지 내 꿈은
실버타운을 만드는 것이었어요

그런데
지금은 목표가 바뀌었어요

행복한 미래를 위해 
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

오늘 하루를 
행복으로 가득 채우자

오늘 하루가 행복해야 
미래를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

봉사도 마찬가지
'언젠가'가 아니라
바로 지금 여기에서
시작하자

비록 작고 소박하더라도 
바로 지금 여기에서
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

 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 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 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 ♡♡♡♡♡♡♡♡♡♡

'끄적끄적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도봉산을 올라가다  (0) 2011.06.19
플라스틱 신드롬 가사중..  (0) 2011.06.10
삼성전자 VS 삼성SDS  (0) 2011.03.15
방학  (0) 2011.01.12
Hello reverse  (0) 2010.11.14